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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수 룸싸롱의 도란석, 과연 아직도 가치가 있을까

한때 상수 일대에서 화려한 밤을 수 놓던 시절이 있었습니다. 전성기에는 예약 전화가 끊이지 않았고, 차림표에 오르는 안주 하나에도 도리가 있었지요. 제가 직접 발로 뛰며 평가하던 그 시절의 감각은 아무래도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. 그래도 상수 룸싸롱의 깊은 역사와 변천을 온몸으로 겪은 입장에서, 요즘 자주 눈에 띄는 도란석 차림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. 과거에 유행하던 안주 차림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모양인데, 묘한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과연 어필을 하는지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.

도란석이라는 안주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반응은 사실 신통치 않았습니다. 싱싱한 해산물이나 정성껐 차려내는 갈비찜이 주를 이루던 자리에, 두꺼운 돌판 위에 고기를 올리는 방식은 다소 투박하게 느껴졌지요. 하지만 과도한 기름기에 식상해진 분들이 오히려 담백함을 찾으며 이 도란석을 즐기기 시작했고, 꽤 오랜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았습니다. 요즘은 또다 껍데기만 남은 듯한 형태로 돌아온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.

돌판이 제 역할을 하려면 충분히 달궈져야 합니다. 그 위에 올리는 고기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게 이 차림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인데, 빠른 회전을 앞세워 적당히 데운 돌판에 얇은 고기를 올리는 꼴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.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빈 경우가 태반입니다. 과거에는 돌판을 다루는 솜씨만으로도 어느 집의 내공을 가늠할 수 있었는데, 이제는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네요.

물론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닌지 압니다. 여전히 묵묵히 불판을 달구고 손님에게 제대로 된 얼굴을 보여주는 터전이 남아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. 도란석 단품을 별점으로 평가한다면 식재의 신선도에 하나, 석판의 온도 관리에 무게를 둔 간이 큽니다. 화려한 안주를 앞세우기보다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도란석의 정석을 만난다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. 찐후기를 찾는 분들이라면 가벼운 기름기와 투박한 겉모습 아래 감춰진 정성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랄 뿐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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